고군산군도 개발 붐에 편승해 온갖 금전이 오가는 사업들이 전개되며 궤도를 이탈한 거래들이 당사자 간 갈등으로 번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황금만능주의 시대의 속성으로 일단 투자자를 끌어 모으자는 식의 사업들에 휘말려 계약서 내지 확고한 거래절차들을 명확히 두드려보고 관련 서류를 교환하지 않는 거래일수록 문제 발생의 소지가 클 수밖에 없어 목돈을 투자해 사업에 참여하려는 이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례로 장자도 푸드 트레일러를 둘러싼 갈등은 개발지역에서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하여 추진하는 사업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어 주목된다.

2018년 장자도 발전위원회와 군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푸드 트레일러 사업’ 이 졸속으로 진행되며 결국 불법이 난무한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고 갈등의 골만 깊어졌기 때문이다.

장자도에 살지 않지만 소개를 받아 장자도 푸드 트레일러 사업에 참여한 나운동 거주 자영업자 C씨(50대)는 최근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8년 봄 장자도에 펼쳐진 푸드 트레일러 사업에 투자한 게 발단의 원인이 됐다.

C씨는 이 사업을 소개받은 D씨로부터 ‘고군산군도 연결도로가 개통해 선유도와 장자도 인근에 엄청난 관광객들이 몰려 사업을 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과 ‘원래 장자도 현지인만 할 수 있는 사업인데 특별한 기회가 생겨 투자를 해도 무방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C씨는 “처음엔 투자를 망설였다. 하지만 이후 장자도 마을 이장 B씨와 만나 사업 청사진에 관한 설명을 듣고 과감하게 푸드 트레일러 3대를 구두 계약했다”며 “세부사항으로 마을 발전기금 2000만원과 보증금 6000만원(대당 2000만원), 술값 명목의 100만원 등 모두 8100만원을 2018년 3월부터 6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통장으로 입금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얼마 후 “이 사업이 처음부터 불법으로 진행됐음을 판단해 수차례에 걸쳐 보증금과 발전기금반환을 요구했지만 계약기간이 4년으로 정해져 새로운 임차인을 끌어와 사업을 진행하던지 아니면 월세 50만원을 지불하라는 식의 통보를 받았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은 장자도 발전위원회가 새만금방조제~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도로가 개통돼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고 고군산군도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먹거리 부족과 주민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푸드 트레일러’ 사업을 요청해 진행됐다.

이 사업을 주도한 장자도 푸드 트레일러 추진위원장 A씨는 장자도의 빼어난 해양 절경과 잘 어우러지며 관광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이색 볼거리를 확충하고자 마을 주민들과 함께  2018년 봄부터 푸드존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또 마을 주민들로 이루어진 마을공동체에서 운영을 도맡아 추진함으로써 운영수익 일부를 불우이웃돕기, 환경개선 사업 등 마을발전 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마을 공익을 위해 환원하는 민-관 협력 관광사업의 수범사례로 평가될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 시작됐다.

군산시는 이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푸드 트레일러 지역에 수도와 전기 시설을 지원하며 성공적인 사업을 기원했다.

장자도 발전위원회는 추진위원장 A씨와 마을 이장 B씨가 주축이 된 마을총회에서 장자도 현지인이 아닌 외지인을 유치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군산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2018년 푸드 트레일러 사업의 협약 내용 중 현지인이 아닌 외지인은 절대 사업에 참여 시킬 수 없다는 조항을 달았다”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안은 금시초문이고 절대 그런 일은 발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추진위원장 A씨와 마을 이장 B씨는 “마을 자생단체들의 이사회로 구성된 장자도 발전위원회에서 외지인 유치를 결정해 마을 발전기금으로 도로를 정비하고 각종 시설물을 구입했다”며 “이번 갈등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를 바라보는 뜻있는 시민들은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풍경 등을 잘 가꾸고 개발하여 주민 모두가 잘살기 위한 개발에 시간을 쓰기에도 모자랄 판에 외지인을 불법으로 끌어들여 사업을 모색한 것에서 문제가 파생됐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금전이 오간 상태에서 갈등이 발생한 만큼 명확한 조사와 처리가 필요해 보인다”며 “군산시 등 관계기관의 갈등해소와 재발방지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자도 푸드 트레일러 사업은 현재 9개 중 4대만 운영되고 있는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