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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제가 남아있는 섬 개야도
개야도는 금강물이 서해바다와 만나면서 깊어지는 군산항 언저리에 위치해 있다. 원래는 서천에 속했었는데 1914년에 군산의 행정구역이 되었다.
개야도(開也島)라는 지명은 육지와 가깝고 논밭이 넓어 누구나 섬에 들어오면 잘 살 수 있다는 뜻에서 지었다고 한다.
주변에 죽도, 역경도, 악도 쥐섬 등 무인도를 거느리고 있다.
2년 전에 개야도 초등학교에 어린이 군산학 수업을 하러 갔었다.
그때 전교생이 자매 두 명밖에 없었다. 현재는 그 자매가 5, 6학년이 되었다. 개야초등학교도 곧 문을 닫게 될 것 같다.
군산의 많은 섬 가운데 가장 논이 많아서 예부터 쌀 부분은 자급자족을 하고도 남았었다고 한다. 그 풍요로웠던 논들은 풀이 무성한 채로 방치되어 있다.
주민에게 물었더니 논농사를 짓는 것보다 미역 양식을 하는 것이 훨씬 수입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역 양식에 필요한 일손은 태반이 외국인 노동자여서 섬이 마치 외국인들이 사는 미역 양식장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교통과 정보의 발달 그리고 종교의 변화 등으로 군산의 섬에서는 당제가 대부분 사라졌지만, 개야도에는 아직도 당제의 풍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개야도 전경
일단 선정된 제주는 마음대로 바꾸거나 거절할 수 없다. 과거에 거절했다가 정신 이상이 되거나 반신불수가 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선정된 제주는 집에 부정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무기한으로 맡은 일을 보게 되며, 임기 동안에는 평상시에도 부정한 곳이나 부정한 일에는 관여치 말아야 한다.
제물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군산장을 이용하는데 장에 가기 전이나 제물을 구입하고 난 뒤에도 항상 목욕을 청결하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준비해 온 제물을 깨끗하게 청소한 당집에 보관해 놓는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청소하기 전 당집에 들끓던 쥐들도 제물을 구입해서 당집에 갖다 놓은 뒤로는 전혀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정월 열나흗날 낮에 제물을 장만하여 저녁 늦게 제사를 드린다.
정월 대보름 저녁에는 마을 사람들이 마을 앞 네거리에 모여서 ‘거리제’를 지낸다. ‘거리제’를 드리는 이유는 한 해 동안 마을의 안녕과 풍어, 풍년과 아울러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이다.
제사일이 다가오면 당집과 당주집 주위에는 황토를 세 곳에 뿌려 놓으며 왼새끼를 꼬아 금줄을 치기도 한다.(군산 도서지, 개야도 편 참고)
이렇듯 오래도록 전통이 유지되어 온 당산제를 복원하고 젯길을 테크길로 조성해서 전통문화체험장으로 만들면 좋겠다.
개야도 초등학교 뒤편에는 사람의 발길이 뜸하긴 하지만 모래알도 깨끗하고 경관도 좋은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개야도의 간석지 곳곳에는 독살이 다양한 형태로 그 흔적이 유지되고 있다.
오랫동안 독살을 사용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서 멸종위기종 2급인 검은머리물떼새의 서식지가 되고 있어 새로운 생태자원으로 가치를 갖게 되었고, 잊혀져 가는 어업기법인 독살체험장으로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
여기에 남아있는 개야도의 지명에 스토리텔링을 입힌다면 개야도(開也島) 즉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섬이라는 이름값을 다시 찾게 되고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섬이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