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아리울역사문화 대표

군산문화원에서 내가 강의하는 ‘찾아가는 마을이야기’ 수강자들과 함께 은파호수공원을 답사했다.

벚꽃 비를 맞으며 봄날을 만끽하는 수강자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두 차례로 나누어 지난주에는 걸으면서 지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번 주에는 차로 은파호수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군산문화원에서 출발해서 리츠프라자호텔 옆 한밭로를 지나 은파교회 앞에 섰다. 도로가 갑자기 4차선에서 2차선으로 바뀌었다.

차선이 변경된 것에 대해 반문하지 않고 무심히 지나쳤었는데 얼마 전 알게 된 사실을 수강자들과 공유했다.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세계의 지도자들이 만나 도시 환경문제를 의논했다.

리우회의 결과 전 세계 민간단체와 시민운동의 철학은 오래갈 개발이었다.

1995년 군산YMCA 사회개발정책위원회는 은파호수공원을 은물결 생태 시민공원으로 만드는 것을 추진했다.

그 당시 은파호수공원 개발계획 중에는 은물결 주공아파트와 미룡동 주공아파트를 잇는 4차선 도로가 들어있었다.

현 미룡동 롯데캐슬아파트와 롤러스케이트장 사이에는 도로 끝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4차선이 이어지지 않고 끊긴 부분이다.

4차선이 은파호수의 중간 부분을 가로질러 놓였다면 지금의 은파호수 전경이 많이 변해있을 것이다.

차를 타고 조금 더 내려가다 보니 안영순베이커리 건너편 쪽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나무가 쓰러지고 흙을 파는 현장이 목격되었다.

이곳에 아이파크 2차 아파트를 짓기 위해 땅을 밀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탄식했다. 멀리서 보면서 이곳에 전통 마을처럼 정감이 있는 음식단지가 들어서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은파호수 주변 숲은 대부분 사유지로 알고 있다. 이렇게 개발이 된다면 아마도 은파호수는 아파트 병풍에 둘러싸일 것이며 구릉진 숲은 점차 사라져 갈 것이다.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힌다. 아파트가 들어서면 늘어나는 교통량을 감당하기 위해 상평까지 도로가 뚫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넓어진 도로로 유입되는 차량의 증가로 공기도 나빠질 것이다.

일산 호수공원의 9배에 달하는 넓이의 은파호수공원은 제대로 된 조경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 내놓아도 아름다운 호수공원이 될 수 있다.

군산시는 한시라도 바삐 유원지인 은파호수공원을 공원으로 변경하는 것과 더불어 사유지를 사들여 숲을 보존해야 한다.

맑은 물과 푸르른 숲이 있는 은파호수공원을 만들어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아름다운 꽃이 피고 물고기가 헤엄치고 새들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은파호수공원에서 후손들이 생활할 수 있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