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주택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늘고 있다.

수송동에 사는 박모(39)씨는 올해 초 지인으로부터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의 수익이 괜찮다는 말을 듣고 매장을 차렸다.

무인 매장으로 24시간 운영과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된다는 것이 박씨가 매장을 차리게 된 동기가 됐다.

특히 "주변에 경쟁 업체만 없으면 여름철 장사만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 많이 파는 분들은 한달에 순익만 400만원 이상이고, 인건비가 필요했다면 불가능하며 여름철 ;3∼4개월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이 결정타였다.

부대비용과 인건비를 줄여 여름철 장사만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단타 승부인 셈이다.

하지만 장마가 7월을 넘어 8월까지 사상 유례없이 50여일 동안 이어지면서 기대했던 '대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박씨는 “역대급 무더위라고 기대했지만 역대급 장마를 만나 매장 운영을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된다. 임대료와 각종 관리비 내기도 버겁다”며 하소연했다.

빙과 업계 성수기는 6∼9월이다. 4개월 매출이 1년 농사를 좌지우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중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는 7∼8월이 핵심이다. 올해는 역대급 폭염 예고로 아이스크림 사업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뜻하는 '폭염'과 일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의미하는 '열대야'도 단 하루도 발생하지 않았다.

역대급으로 길었던 장마부터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이 저지되면서 이어진 예년보다 비교적 시원한 날씨 덕에 도민들은 어느 해보다 그리 무덥지 않은 7월을 보냈지만 빙과시장은 판매 저조로 울상을 짓고 있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2018년 이후 역대급 폭염이 실종되면서 올해도 여름 특수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이 온다고 해도 폭염일수가 짧을 수밖에 없고, 또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주춤해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산의 한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도 “여기에 편의점과의 경쟁도 변수다. 편의점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시작해 아이스크림 할인점과의 가격 격차를 크게 줄였다. 한 대기업 체인점 슈퍼는 8월부터 아이스크림 약 100개 제품을 50% 할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접근성이나 인지도 면에서 편의점이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비해 우위에 있다"며 "가격이 비슷하다면 소비자들은 할인점보다 편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