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 산업구조 개편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지역 경제가 개항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에 봉착했지만 정부의 지원이나 군산시의 노력 등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산의 경제사정은 어떠해서 위기이자 개항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 단정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중단사태에 이어 올 상반기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결정 등은 전북과 지역사회의 크나큰 위기로 몰아넣었다. 

  과거 고무 합판 중심의 제조업에서 90년대 한국지엠의 전신인 대우자동차가 그룹차원에서 군산으로 대거 이전하면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산업구조개편을 가져왔다.

IMF체제 속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가능성이 있는 산업도시로 입지를 굳혀왔을 뿐 아니라 2000년대 들어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입주로 중후장대산업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변모했다.

 얼마 전까지 군산은 기업도시로서 각광을 받으면서 수출과 전국적인 생산규모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수도권지역 이외에서 인구가 증가하는 얼마 되지 않은 도시였다. 이에 따른 주택시장의 호황도 덤으로 따라왔다.

 문제는 지역경제가 불과 1~ 2년 사이에 엄청난 위축을 가져왔는데 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과 취임 직후 군산경제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왔고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부의 고위인사들도 잦은 방문을 통해 거듭 확약을 했었다. 군산시와 시민 등은 이를 믿고 상당한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나.
 ‘아직 변화를 실감할 내용은 거의 없다’라는 것이 한결같은 목소리다.

 군산시와 전북도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언어의 유희가 아닌 철저한 자기반성과 준비를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똑같은 아픔을 겪어야 할 처지에 놓인다는 것이다. 아니, 다른 지역과의 격차만 커질 뿐 아니라 막연한 기대감이 낳은 함정은 낙후만 낳을 것이라는 얘기다.

 시는 아직도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그 최고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 믿고 기대를 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발전시설과 해상 풍력단지가 조성되었다고 산업도시 군산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정답이 될 수 있을까.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산업활동으로 이어질 인력은 초기 건설 때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구유입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걱정이 앞서는데 그 위험성은 막연한 우려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누구나 추론할 수 있듯이 군산시의 노력과 아이디어 창출이 절실하다는 말이다. 물론 군산시의 미래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강조하고 있지만 한계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그 분야가 차지하는 에너지부문의 수치는 한자리 미만인데 그곳에서 창출할 생산성과 고용인원이 얼마나 될지는 매우 한정적인 규모다.

 최근 다행스러운 뉴스는 전북도발로 나왔다.
 
지난 7일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취임 100일을 앞두고 한 통신사와 인터뷰를 통해 해법과 그 실마리를 제시했다. 이른바 대기업의 제조업 중심방향은 기복이 심해 지역경제가 불안정해 질 수 있다면서 산업구조 개편에 화두를 던졌다.

 송 지사는 단순히 현대중공업과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재가동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전제한 뒤 조선과 자동차사업은 이미 2010년을 전후로 내리막길로 들어섰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고도의 미래산업구조를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 중심에 있는 산업이 AI(인공지능) 등 4차 산업과 연계한 자율주행차나 신재생에너지 등의 신산업을 군산에 접목하는 정책을 민선 7기의 핵심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매우 의미 있는 접근이다.

 또한 산업지도를 바꿀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와 탄소복합재 신뢰성 시험평가 기반구축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어 산업구조 재편은 점차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산은 과연 잘 가고 있고 그 방향설정 또한 제대로 된 것일까.

 내년 군산의 산업구조는 온통 신재생에너지 기반구축인데 전부 아니면 전무(全無)의 이른바 ‘몰빵’전략은 위험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과거의 실패에서처럼 특정산업이 위기나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지금의 아픔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더욱 심각할 수 있을지도 모린다.
 
산업의 포트폴리오 마련이란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보강하되 전기차나 전장부품, 농생명과 AI 등을 접목할 4차 산업 등에 대한 다극화된 전략마련을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여기에다 기존 중후장대산업인 조선산업과 중장비관련 부문도 병행하지 않을 경우 여전히 취약한 산업구조를 지닐 수밖에 없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산업현장의 지적을 경청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더욱 아쉬운 것은 관광전략이다. 실감형 미래관광콘텐츠 육성과 시민중심 관광정책 추진 등과 같은 애매한 정책이 대부분이어서 조속한 군산의 경제회복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전문가와 산업계 인사들은 “막연한 뜬 구름 잡기 식 접근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가 나서 고민을 해보자는 것”이라면서 “지자체와 전문가들의 진지한 토론과 격론을 거쳐 실마리를 찾아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