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과 가까이 자리한 월명공원은 은파호수공원과 함께 군산의 보물 중 보물로 꼽힌다.

그중 월명공원은 군산의 원도심과 나운동 일대 첫 신도심 건설 등으로 조성된 주택가들과 곳곳으로 연결돼 산책로를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끊임없이 붐비고 있다.

월명공원은 종전 군산공원으로 불렸으나 장계산, 월명산, 점방산, 설림산, 석치산 등이 이어져 1972년 월명공원으로 재탄생했다.
군산공원 시절인 1968년에는 군산시가 군산의 발전 등을 상징하는 수시탑(守市塔)을 완공했다.

수시탑은 배 모양의 아랫부분과 방향에 따라 바람에 나부끼는 돛 모양이나 횃불처럼 보이는 윗부분으로 구성돼 우뚝 솟아있다. 

어느덧 수시탑이 백색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탄생한 지 56년여를 맞아 부동의 군산시의 상징으로 자리해 있다.
더욱이 수시탑은 월명공원의 중심 정상부에 28m의 높이로 세워져 원도심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다.

60대 중반의 남성 시민 A 씨는 “어린 시절 소풍 가는 곳으로도 유명했던 월명공원의 수시탑이 금강 건너 충남 서천군 일대에서도 뚜렷하게 보여 어떤 이들은 선망의 대상이었음을 말하곤 했다”며 “그런데 최근 월명공원 수시탑에 오르면 주변 경치를 보기 어려워 답답하게 느껴지는 데다 여기저기 페인트가 벗겨지고 떨어져 나가 가까이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다”고 아쉬움을 표출했다.

실제로 옛 생각에 탁 트인 서해와 원도심 일대의 풍경을 보고 싶어 수시탑 아래 수많은 계단을 힘겹게 오르는 이들이 많지만 높게 자란 수목들 속에 갇힌 수시탑에서 원하는 경치를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들은 수시탑 주위의 높은 수목 일부라도 낮은 키의 나무로 교체하고 일부는 가지치기를 통해 수시탑에서 볼 수 있었던 시원한 경치 감상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수시탑의 페인트가 자주 부풀어 오르고 상당 부분이 벗겨지며 흉한 모습에 시민들은 “군산시의 상징물인 수시탑의 관리에 더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다시 페인트칠을 반복할 게 아니라 반영구적 또는 영구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찾아 수시탑의 외관을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시탑의 페인트 작업 비용이 한 번에 수천만원을 소요해야 하는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시탑 페인트 문제는 민원을 받은 상태이다”며 “지금으로서는 수시탑 페인트칠에 사용할 8천여만원의 예산이 없고 추가경정예산도 세울 시기가 아니어서 올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수시탑의 페인트가 벗겨진 시기는 어제오늘이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보수 예산이 세워지지 않아 군산시의 상징이 제때 관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뜻있는 이들은 “수시탑에 페인트를 주기적으로 칠하고 있음이 최선의 관리인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며 “더 효율적인 수시탑 관리를 위한 다른 방안은 없는지 폭넓게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군산의 보물 중 보물인 월명공원 내에 군산의 상징으로 우뚝 솟아있는 수시탑에서의 주변 조망권 확보와 효율적인 관리 방안 마련의 두 가지 문제가 해결해야 할 절실한 과제로 떠올라 그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