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일이면 전북 유일 국제항의 도시 군산이 개항 126주년을 맞지만, 군산항의 낮은 수심을 개선하고자 군산시가 전북의 숙원사업으로 시작한 군산새만금신항의 관할을 놓고 군산과 군산항이 흔들리며 위기감이 감돈다.

군산은 물론 전북경제의 관문으로 그 운명을 같이하는 군산항에 끊임없이 토사가 밀려들며 수심이 낮아지고 입출항하는 선박의 규모가 커지자 1960년대 중반부터 군산항의 새로운 항구를 건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금의 군산외항을 만들었다.

그러나 외항을 계획하던 당시에도 적지 않은 항만 관계자들은 지속 가능한 항만을 위해 ‘고군산군도에 항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혹자는 이미 일제 강점기에도 이처럼 고군산군도 항구 건설을 구상했다며 자료를 제시한 적도 있다.

1980년대 말 소룡동에 결국 외항이 완공되고 그 주변으로 군산 지방공단과 국가산단이 이어진 1990년대 들어서 군산 내항은 사실상 국제항으로의 기능을 상실해 외항이 대신했지만, 군산외항의 수심 또한 그리 여유롭지 않았다.

실제로 이를 고려해 군산 외항 건설 이후 군산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따라 내초도, 오식도, 비응도 일대의 바다가 육지로 변하면서 외항의 영역은 계속 넓혀졌고 1997년부터 ‘군장신항만 건설사업(~2011년)’이 추진돼 지금의 7부두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쌓이는 토사는 일시적 준설로 감당하기 버거워졌다.

군산시민들과 항만 관계자들은 이에 숙원인 고군산군도 내 신항 건설 요구가 계속됐고 2000년대 들어 마침내 고군산군도의 신항 건설이 구체화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새로 건설될 고군산군도 신항과 관련한 군산의 한 세미나에서는 항구 명칭을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었다,

참석자들은 관세사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신항의 명칭을 ‘군산신항’ 또는 ‘군산새만금항’으로 확정해야 세계 항구들과의 교류에서도 혼돈 없이 군산항만의 발전으로 전북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며 진지한 토론을 벌였었다.

이렇게 탄생한 군산새만금신항이 새만금 사업의 내부 개발에 돌입하기도 전 새만금 방조제 분할이라는 첫 단추를 잘 못 끼우며 그 후유증으로 관할권 분쟁의 소용돌이로 휘말리기 시작했다. 가장 큰 원인은 지역주민들이 알 수 없는 사이 개정된 지방자치법이었다.

이에 따라 종전 해상경계선의 실효적 관할 등을 무력화하며 새만금은 순식간 군산과 김제, 부안의 영토싸움장으로 변해버렸다.

관련 법규만 바꾸면 내 땅이 되는 형국을 보이며 지방자치제의 병폐가 고스란히 드러나 새만금 사업을 통해 함께 이루려던 낙후 전북의 구상들은 뒷전으로 밀렸고 관할 분쟁이 난무했다.

군산시는 어처구니없게도 마치 알박기하듯 새만금 2호 방조제를 차지한 김제시가 방조제 앞·뒤 육역과 해역을 야금야금 차지하려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런데 너무 안타깝게도 행안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금까지의 새만금 관할 다툼에서 결국 새만금 방조제와 만경7공구, 동서도로 등 세 차례 모두 김제의 손을 들어줬다.

군산시는 이처럼 심혈을 기울여 관할해 온 지역들이 하나하나 상실되고 군산새만금 신항과 고군산군도 일부마저 흔들일 위기의 상태에 이르자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집회 이어가며 관할권 사수에 나섰고 동서도로 마저 김제로 넘어감에 따라 분노가 극에 달했다.

게다가 앞서 벌인 세 차례의 관할권 다툼을 넘어서 김제가 남북도로와 수변도시, 그리고 노골적인 새만금신항 차지를 위한 시도를 서슴지 않자 지난달 22일 군산시민들은 대규모집회를 열고 더는 참지 못하겠다며 사활을 건 저지를 천명하고 나섰다.

10여 년 전 새만금방조제 분할이라는 불합리한 방법으로 시작된 새만금 관련 관할권 분쟁은 새만금 외 해역까지 연결하려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된 법규 개정과 억지 주장 등으로 관할을 바꾸려는 ‘공식 아닌 공식’이 되풀이되는 경향을 보며 군산시는 군산시의회,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을 합쳐 더 이상 당할 수만은 없다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겨울 막바지 한파 속에서 군산시민들의 ‘군산항-군산새만금신항 ‘원포트’ 지정을 위한 궐기대회는 더 이상 새만금 관할지, 그리고 새만금 외 지역인데도 관할 분쟁에 끌어들인 군산새만금신항을 절대 빼앗기지 않겠다며 그간 억눌렀던 마음을 터트린 결기 가득한 출정식이었다.

과거 새만금 방조제 관할 문제를 법적 다툼 중심으로 해결하려다 된통 쓴맛을 본 군산시이기에 수변도시부터는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그 의지의 실천으로 강임준 군산시장이 지난달 24일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그리고 건강에 이상이 우려된다는 의료진의 적극 권유로 지난 2일 1주일간의 단식투쟁을 마친 강 시장은 업무에 복귀해 관련 투쟁을 계속하기로 하고 강 시장을 이어 군산시의회 의원들이 시청 광장의 천막에서 릴레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관할권 분쟁은 새만금 사업 전·후로 지나온 관할지의 형성 과정과 전후 관계를 깡그리 외면한 채 뜻 하지 않은 새만금 방조제부터 이상기류를 타고 있다.

행안부 중분위의 분쟁 결과가 지금까지 ‘새만금에 땅만 드러나면 군산시 것이 아니다’라고 의결한 억울한 흐름을 반드시 틀어막아야 한다는 인식이 군산 지역사회에 팽배해져 확산하고 있다.

이에 수변도시부터 적극 반격에 나선 군산시는 행안부 중분위의 판결문을 다시 면밀하게 검토해 대응 전략을 수립할 태세다.

더불어 정치권과도 공조를 이뤄 더 강력한 대응에 나설 구상이다.

군산 정치권에 드리워진 일부 사법리스크와 전국적 탄핵정국의 결말에 따라 조기 대통령 선거 등 혼잡성에 의한 변동성이 존재하지만, 그 어떤 경우든 최선의 방책을 세워 126년 역사를 이어온 국제항의 도시 군산시의 위상을 지켜낸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제22대 총선에서 전북의 국회의원 1석을 살리자고 군산·김제·부안을 묶어 ‘새만금 갑과 을’ 선거구로 나누며 군산시 대야면과 회현면을 을선거구에 붙이도록 끝내 허용한 선의가 결국 화를 더 키운 것 아니냐는 볼만도 갈수록 커지는 상태다.

행안부 중분위의 지금까지 결정은 새만금 사업 33년여 동안 군산시민이 희망의 새만금에 쏟아부은 피와 땀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새만금 시대의 부푼 희망을 꺾는 결과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군산시민들은 더 단단하게 뭉쳐 실효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각오와 다짐을 날마다 새롭게 하고 있다.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