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2월 12일에는 12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가 치러졌다.

보통 총선이라고 하면 3~4월에 치러지는 것이 관행처럼 이어졌으나, 선거가 조기에 치러진 이유는 직전해 11월, 5공화국 출범 당시 이뤄졌던 정치활동 피규제자들에 대한 3차 해금과 함께 여당과 정부 입장에서 껄끄러운 인사들이 다수 합류한 야당 신한민주당의 창당이 바로 이해 1월 중순에 이뤄졌기에 여당인 민주정의당 입장에서는 신민당이 정비를 제대로 못한 시점에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선거일자를 앞당겼다는 입장이다.

이 당시 총선은 중선거구제로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인 소선거구제처럼 한 선거구에 1명을 뽑는 게 아닌 지방선거의 기초의원처럼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복수의 인원을 투표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12대 총선 당시 군산시는 이웃한 옥구군과 함께 선거구로 묶여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지역구였다.

12대 총선 당시 군산·옥구에 도전장을 낸 인물은 3명이었는데 바로 고건 전 총리, 故김길준 전 군산시장, 故김봉욱 전 국회의원이었다.

당시 후보들의 일면을 살펴보면 고건 전 총리는 전두환 정부에서 농수산부(現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내다가 실각 이후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11대 의원이었던 故고판남 의원을 대신해 민주정의당의 군산·옥구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첫 선출직 도전에 나섰다.

김길준 전 시장은 판사와 변호사를 지낸 법조인으로서 직전 선거였던 11대 총선 당시 무소속으로 군산시·옥구군(당시 전라북도 제2선거구)에 출마해 고판남 의원에 이어 2위로 올라 초선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12대 총선에는 신한민주당에 입당해 재선을 노리는 입장이었다.  

김봉욱 전 의원은 화성산업, 한일연료를 경영한 기업인으로서 일찍이 6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으나 낙선했다.

또한 11대 총선에는 한국국민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나 2위로 당선됐던 김길준 의원에게 0.5%(667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석패했으며 당시 제 1야당인 민주한국당에 입당해 의원직에 다시 한번 도전하게 됐다.

한편, 12대 군산시·옥구군 선거구에 출마한 이들 3명의 후보는 모두 서울대(고건·김봉욱 문리대학 정치학과, 김길준 법과대학)를 졸업한 동문 간의 경쟁이었다는 점 또한 눈여겨 볼만했다.

고 전 총리의 경우 집권 여당의 후보임을 강조했고 전남도지사(관선)와 교통부·농수산부 장관을 지낸 자신의 화려한 관록에서 비롯한 인물론을 내세웠다.

게다가 이곳이 고향인 부친 고형곤 전 의원이 6대 총선에서 일찍이 고향에서 당선됐기에 그 후광 역시 무시하지 못했다.

김 전 시장 역시 현역 의원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었고, 김 전 의원은 성공한 기업가로서 재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19대를 군산에서 살아온 토박이임을 강조하며 선전을 펼쳤다.

특히 이 당시 신문기사(경향신문, 1985.01.29, 5면)를 보면 김 전 시장 측과 김 전 의원 측간의 과도한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졌다는 것을 알수 있다.

당시 총선 결과는 ▲1위 고건(민주정의당) 49.71%(6만 7179표) ▲2위 김봉욱(민주한국당) 29.77%(4만 233표) ▲3위 김길준(신한민주당) 20.50%(2만 7707표)로 집계됐다.

고건 전 총리가 50%에 육박하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김봉욱 전 의원은 9%라는 적지않은 차로 4년 전인 1981년 0.5% 차 패배를 안긴 김길준 전 시장을 상대로 리벤지에 성공했다.

한편, 민한당은 11대 의회에서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이 7명이었지만, 신한민주당 돌풍으로 인해6개의 의석을 잃었고, 김봉욱 전 의원만이 민한당 소속의 전북 출마자 중 유일하게 12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고건 전 총리는 13대 총선에서는 재선에 실패하나 관선 서울시장직과 김영삼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했으며 2회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참여정부에서 두 번째 국무총리로 입각해 탄핵정국 시기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기도 했다.

김봉욱 전 의원은 군산시와 옥구군이 단일 선거구로 나뉜 13대 총선에서 평화민주당 소속으로 옥구군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김길준 전 시장은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초대 민선 군산시장에 당선됐으며 2회 지방선거에서는 소속 정당이었던 새정치국민회의 경선에서 패배했으나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