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가치성을 지닌 군산지역 도심의 폐철도가 지난해 4월 순식간 철거된 이후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폐철도는 오랫동안 방치될 전망이어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군산지역 폐철도는 110여년 영욕의 역사를 품고 활용 방안들에 대해 다각적인 시도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봄 군산선과 옥구선 폐철도가 상당 부분 철거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군산시는 지난해 폐철도 관련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군산선’과 ‘옥구선’의 총 28.8㎞ 가운데 40.1% 가량인 11.8㎞를 철거했다.

‘군산선’의 경우 대명동 옛 군산역부터 익산역까지의 24.7㎞ 중 철거된 폐철도는 옛 개정역 부근을 제외한 군산역에서 임피면 오산천 구간까지 17.2㎞이다.

또 옛 군산역부터 월명종합경기장 인근까지의 철도부지는 현재 바람길숲 조성이 한창이다.

‘옥구선’은 옛 군산역부터 옥구역까지 11.6㎞ 중 폐선 구간인 팔마광장부터 옥산 산단인입철도 분기점까지 3.9㎞를 철거했다.

군산시가 지난해 폐철도를 철거한 이유는 ‘철거 비용’에 있었다.

당시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까지 폐철도 철거하면 그 비용을 국가철도공단이 부담하지만, 앞으로 폐철도를 존치하거나 철거할 경우, 지자체 책임인 상황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0월부터 군산시는 폐철도를 포함해 군산시 전역에서 일명 도시바람길숲 사업을 추진해 하천과 산지에서 부는 신선한 바람이 도시 내부로 유입될 수 있는 바람 통로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과 열섬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국비를 포함해 총 200억원을 투입한다.

이중 현재 폐철도를 활용한 도시생활권 내 바람길숲은 옛 군산화물역에서 사정삼거리까지 4가지 테마 8개 구간으로 나눠 철길숲으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군산선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군산선과 옥구선 폐철도는 철거 후 유휴지 상태로 방치될 공산이 크다.

폐철도를 군산시의 필요성에 맞춰 활용하려면 국가철도공단과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철길숲도 지난해 7월 국가철도공단과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해 추진하고 있으며 유휴부지 활용은 도심의 편익시설에 국한된 실정이다.

하지만 군산선과 옥구선의 상당 부분은 도심의 기존 좁은 이면도로와 맞닿아 도로 확장의 시급한 시행이 요구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폐철도를 이용할 경우 철길숲과 같은 편익시설은 협의로 가능하지만, 도로 확장과 같은 도심 기반시설은 철도를 철거한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설명대로라면 폐철도의 유휴부지를 군산시가 활용할 경우, 국가철도공단과 협의를 전제로 ‘편익시설은 가능하고 기반시설은 안 된다’는 것이다.      
   
군산시가 철도 유휴부지를 이용해 도로를 확정하려면 해당부지를 매입해야 가능한 문제여서 지자체의 재정 형편상 실행이 어려워 보인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폐철도의 철거로 생겨난 유휴부지 가운데 도로 확장이 절실한 곳의 부지들은 상당 기간 방치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뜻있는 시민들은 “100년을 휠씬 넘게 철도로 이용돼 시민들의 생활에 적잖은 불편도 초래했던 폐철도가 철거된 이후에도 시의 발전을 위하여 유용하게 사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도로 확장 같은 중요 기반시설도 시민들의 편익을 추구하는 것임에 편익시설과 같이 협의 후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행정력을 집중하여 관계기관 간 협의를 강화함과 동시에 정치계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하여 비효율적인 폐철도 활용 요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