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내년 초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지만 공직자들의 한숨만 가득하다.
 
이번 조직개편은 승진이나 선호하는 보직 등이 늘어나는 선순환적인 내용보다는 ‘역대급 악순환’ 상황에 놓여 있다. 정글 속의 굶주린 야수들만 난무하는 꼴이어서 이전투구가 난무할 구조다. 

 시는 지난 10월 민선7기를 맞아 전면적인 조직개편 안을 마련하고 시민소통과 민생경제 회복에 전력을 다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른 조직개편의 주된 내용을 보면 에너지담당관 신설 및 경제 관련 부서 강화, 맞춤형 복지 확대 등이 골자다.
 
이에 따라 시는 기존 9국·소 47관·과·소 3전문위원 27읍·면·동 289계에서 ‘9국·소 47관·과·소 3전문위원 27읍·면·동 297계’로 개편키로 했다.

 기존 조직의 틀이 거의 유지되는 구도에서 8개계만 늘어난 것이다. 시의회의 승인을 거쳐 조만간 이안에 따른 대폭적인 전보 등의 인사를 앞두고 있다. 일반적인 인사시점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내달 10일 전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 누가 울고 누가 웃을까…정중동 속 눈치싸움 심화
 왜 공직자들의 얼굴에 먹구름만 휩싸여 있는 걸까.
 
승진자리는 매우 비좁은데다 과거처럼 보직경로 면에서 유리한 구도를 차지하기 위한 극심한 자리다툼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보직에 있는 계장과 과장 등 중간간부들의 수심이 가득하다. 승진을 하려면 근무평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해야 다른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지만 각국의 선봉격인 1과(課)를 지키는 것은 물론 인사권자의 지근거리에 있어야 하는데 좀처럼 강임준 시장의 속내를 읽어 내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일부는 현직 사수가 목표이지만 다른 일부는 각국의 주무과 입성에 전력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져야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강 시장 아래에서 어떻게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한 학습 경험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연말연초 군산시청 공직자들의 마음만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그나마 과거 조직개편 때는 전임시장의 의중이라도 읽었을 뿐 아니라 인사의 속성에 대한 학습효과도 제법 있었다.

 지금은 머리만 복잡할 뿐이다. 누구의 조언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1차 인사는 한 달 가량 늦었고 대체로 고참과 소수직렬, 여성 우대라는 독특한 상황이 전개됐었지만 앞으로 꼭 그렇게 반복될 것이란 확신도 없다.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강 시장이 약 5~ 6개월 동안 어느 정도 중간간부들과 접촉을 통해 업무능력과 조직기여도 등을 알게 되면서 첫 인사와 같이 전임 시장의 사람(?) 등이란 이유로 무조건 쳐내기식 접근에선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측근들을 통한 인사청탁도 횡행할 전망이지만 자칫 강 시장의 친정체제 구축을 강조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강 시장이 주변에 대한 조용한 경고음들이 서서히 나오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 마저도 예측불허다. 

 # 승진인사 없는 악순환 인사의 결말은
 이번 정기인사의 특징은 과장 2~ 3명과 계장 3~ 4명 등의 승진자리만 나왔다는 점이다.
 
파견과 교육 등으로 복귀하는 국장요원(서기관) 2명이 어떻게 순환배치가 될 것인지, 혹여 교육자원이 생길지 정도여부가 큰 흐름 중 하나다. 국장 교육자가 없을 경우 과장(사무관) 교육이라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절박함도 있다.

 일부 주요국장을 전보할 경우 부분인사는 더욱 늘어나겠지만 큰 변화를 꾀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각국의 1과의 과장과 핵심계장 자리를 놓고 전면적인 쟁투결과가 그나마 관심거리라면 관심거리다.

 물론 변화는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누가 되고, 안될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 그들이 처한 환경이 관운(官運) 탓을 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 군산시청의 ‘조직 딜레마’ 해소책은
 1차 베이비부머들이 하나둘씩 떠나가는 상황 속의 군산시청은 바통터치 순조로울까. 베이비부머 집단 퇴장이 후유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조직딜레마는 기술직렬 충원문제와 환경업무 급증에 따른 인력 확충, 사회복지 등 일부 직렬 승진 소요연수 역차별 등이다.

 이런 질문에는 직렬별 업무의 난이도가 큰 편차를 보이고 있지만 기술직렬 수급이 불안정적 이라는 문제점 때문에 나온 우려다.

 그중 과거 토목직과 건축직이 향후 몇 년 내에 약 20명이 정년을 맞아 떠날 처지에 놓여 있지만 원활한 인력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후배들의 업무 전수가 용이하지 않는데 있다.

현장에서 백전노장의 다양한 경험들을 신입 후배들에게 업무연찬을 해줄 기회가 있어야 하지만 공급부족으로 향후 일선 공직현장의 전문성 제고에 큰 구멍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들 기술직은 채용기법상의 문제로 필요로 하는 숫자를 제때 충원하지 못해 내년으로 미뤄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내년에도 충원이 어려울 경우 일선 현장이 처한 처지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소수직렬로 평가받은 환경직도 딜레마에 빠져 있기는 마찬가지다.

 군산시의 경우 인구가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치는 남원시와 똑같은 20명이 군무하고 있는데 군산시가 처한 업무상황은 날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을 정도다. 산단의 규모와 각종 발전소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우선적으로 익산시 환경직 공무원 26명을 넘어서야 하지만 현실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군산시의 환경업무는 강임준 시장이 환경분야에 대한 관심 때문에 신규 사업 만도 10여 가지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직원 충원은 제1의 과제로 떠올랐다.

 사회복지직렬은 우리나라 예산의 30%에 가깝고 군산시의 예산도 거의 유사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수년 동안 많은 직원들을 뽑았지만 다른 직렬 1년6개월이면 9급에서 8급으로 승진한 반면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면서 상대적 박탈감 속에 근무하고 있다.

 직접적인 이유는 피라미드 구조의 인사시스템에서 연유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테면 다른 직렬의 경우 퇴직자들이 생기면서 자동 승진요인이 생겨 전반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지만 다른 직렬에 비해 태동의 역사가 짧은 사회복지직의 경우 다른 직렬의 승진흐름과 다른 궤를 보이고 있다.

신설 조직이 없으면 당분간 승진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공직자의 가장 큰 사기진작은 승진이라는 게 동서고금의 진리다. 이들에겐 남의 집 얘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