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에 5명의 고등학생이 잇달아 납북됐고 그중 1977년 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 재학생이던 김영남 씨가 선유도해수욕장에서 납북된 이후 47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송환기원비’가 납치 현장에서 제막식을 가진 것이다.

나머지 4명의 납북고교생 송환기원비는 오는 27일 전남 신안군 홍도해수욕장에서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선유도해수욕장에서 납북된 김영남 씨는 납북 후 29년 만인 2006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당시 상봉단 일원으로 방북한 어머니(2018년 별세)와 사흘간 만났다.

통일부(장관 김영호)는 24일 오전 납북피해 현장인 선유도해수욕장에서 ‘대한민국은 결코 여러분을 잊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고교생 납북자 송환기원비’ 제막식을 진행했다.

'고교생 납북자 송환기원비' 제막식에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서거석 전북 특별자치도 교육감, 강임준 군산시장, 줄리 터너(Julie Turner) 미 국무부 북한인권대사,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 피해자 가족 등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납북자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은 송환기원비를 47년 전 어린 고교생의 납북사건이 발생한 선유도해수욕장에 세움으로써 이곳을 찾는 국민이 어린 고교생과 그 가족들이 겪은 아픔을 기억하고 송환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자 기획됐다.

김영호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 당국은 당시 미성년으로 국제법상 아동이었던 소년들에게 납치라는 중대한 아동 인권침해를 가하였다”며 “이제라도 우리 고교생 5명 전원을 가족의 품으로 송환하고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호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아울러 “북한의 납치・억류 문제는 여러 국적의 피해자가 존재하는 국제적인 인권 문제로써 국제사회가 연대해 북한의 납치 범죄를 집중 조명하고 책임 규명을 위해 실질적인 조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