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흥동 일대 역세권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개발이 종착점에 다다랐음을 알리고 있지만 공원에 세워져야 할 청동기시대부터 내려온 옛 사옥마을(채만식문학관 건너편) ‘선돌’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분실해 찾고 있는 내흥동 ‘선돌’은 높이 134㎝, 둘레 162㎝, 무게 1톤 이상의 화강암으로 마을민속신앙 유적인 당산의 신체로 여겨져 왔다.   

택지개발에 따라 LH 군산신역세권 개발사무소에서 2017년부터 보관 중이던 ‘내흥동 선돌’을 분실한 시기는 지난해 3월 이후로 추정되며 LH 현장사무소 측이 자체적으로 찾아 나섰고 지난해 11월에는 군산경찰서에 분실신고를 했지만 14개월여가 지난 현재 옛 사옥마을 ‘선돌’은 감감무소식이다,

이 선돌이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내흥동 옛 사옥마을 이모(63)씨 등은 “택지개발로 인하여 사옥마을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졌어도 청동기시대부터 마을 어귀에 세워져 인근 당산과 함께 마을을 지켜준 선돌이 있어 든든했었다”며 “선돌을 반드시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특히 선돌은 마을에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이 모여 희로애락을 같이 했던 주민들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이기에 택지개발로 고향의 모습은 잃었어도 선돌을 볼 때마다 아쉬움을 달랠 수 있으리라 여겨왔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한 “사옥마을 선돌은 옛 주민들과 사옥마을의 온갖 역사를 담고 있어 당산 인근에 세워져야만 제 가치를 발할 것이고 타인에게는 탐욕을 위한 단순한 선돌에 불과할 것이어서 꼭 제자리로 되돌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내흥동 옛 사옥마을이 자리했던 당산 주위 마을 어귀에서 청동기시대부터 온갖 풍상을 겪은 ‘선돌’이 세워졌던 자리는 현재 도로가 됐지만, 결과적으로 왜 굳이 선돌을 옮겨야 했는지 의아하게 만드는 부분이 많다고 옛 사옥마을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당산이 그대로 택지 내 녹지 공간 역할을 하고 있어 당산과 한 몸으로 인식됐던 선돌을 옮겨놓을 자리는 충분했다는 판단에서이다.
이 내흥동 선돌을 옮기기 위해 발굴한 때는 2017년 4월이었고 군산시 등과 협의를 거쳐 단지 내 역사공원에 다시 세울 목적으로 LH군산역세권 개발사업소가 보관했다.

이 선돌의 발굴에 앞서 2016년 말경에는 청동기시대의 ‘선돌’과 '조개더미(패총)'가 있던 내흥동 옛 사옥마을 일대에서 전라문화유산연구원에 의한 문화재 조사가 진행됐다.

또 이 선돌은 발굴 후 2017년 9월에 잠시 본래의 위치에 세워져 있던 사실이 옛 사옥마을 주민들의 사진 채록으로 밝혀졌고 발굴 보관 후 본사가 매년 확인할 때마다 LH군산역세권 개발사업소는 선돌을 잘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초 곧 선돌이 택지 내 공원으로 돌아와 세워질 시기가 가까워져 LH군산역세권 개발사업소를 찾아 취재할 당시 “2개월 후인 12월까지 내흥동 역세권 개발지구 북쪽 끝부분에 조성 중인 역사공원에 이 선돌을 다시 세워 내흥동의 역사성을 이어간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2일 LH군산역세권 개발사업소 측은 “선돌을 분실했고 백방으로 찾는 중이다”고 뒤늦게 실토해 옛 사옥마을 주민 등 모두를 놀라게 하며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어 군산경찰서에 분실신고와 군산시, 문화제청 등의 협의, 주민들의 군산시의회 행정감사 청구 등이 진행됐지만 “반드시 선돌을 되찾겠다”고 밝힌 LH군산역세권 개발사업소 측의 의지가 아직 실현되지 않아 14개월이 지난 현재 선돌의 귀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옛 사옥마을 주민들은 “관계기관들이 문화재로 지정했어야 할 선돌에 무관심한 면이 있어서 그렇지 다른 문화재들에 비하여 그 가치나 의미가 덜하지 않다”며 “조속히 내흥동 선돌을 찾아 문화재로 지정하고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