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공단이 지난 10일 개통식을 가진 군산의 대야~동익산 구간 복선철도 공사 및 산단 인입철도 개설 사업과 관련해 집단민원 해소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2년 시작돼 8년여 공사를 벌인 산단 인입철도 사업은 군산시 구간인 대야면 산월리에서 오식도동 군산 제2국가산업단지 7부두 까지 총연장 29.9km로 총 사업비 6171억 원을 투입한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특히 철도사업은 국가사업이라는 명분 아래 해당 지자체를 배제하고 국토교통부의 심의 결정에 따라 공사가 진행돼 지역과의 크고 작은 마찰이 뒤따르기 일쑤이다.

지난 11일 군산의 산단 인입철도 개설과 관련된 피해자들에 따르면 “산단 인입철도 건설공사로 인해 도로파손과 안전사고 위험, 겨울철 교통사고 다발위험, 농작물 피해 발생 등 파생된 피해들을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고 있다. 생할 속 불편과 감내하기 힘든 고통만을 안겨주었다”며 강력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또 군산시의회 김경구 의원(가선거구)은 최근 정례회 5분 발언과 성명서 체택 제안설명을 하며 주민들의 피해 실태를 거론하고 국가철도공단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공사와 개통을 중단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국가철도공단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개통식에 잎서 기관사 지형 숙지 차원에서 하루 몇 차례 시범운영을 진행한데 이어 지난 10일의 개통식을 마쳤다.

문제는 산단 인입철도가 지나는 옥산면 옥산리 여로마을 주민들이 철도운행 시 소음과 진동 피해를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국가철도공단측은 묵묵부답이라는 것.

산단 인입철도 바로 옆의 여로마을 주민들은 하루 몇 차례 시범운영 때에도 기차 엔진소리와 마찰음 등 기차 지나는 소음 및 진동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소음방지를 위한 방음벽이 설치됐지만 너무 낮아 소음방지 효과가 별로 없는데다 방음벽을 설치하지 않은 구역도 있다”며 “방음벽을 지금보다 더 높게 설치하고 미설치 구역도 조속히 설치해야 한다”며 공사 감리단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옥산면 쌍봉리와 남내리 터널공사구간의 주민들은 “발파로 인해 인접 주민의 가옥과 담장에 균열이 생기는 등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국가철도공단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반복할 뿐 피해보상 등 대책마련에 미온적이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앞서 대야면 석화마을 주민들은 복선전철 제 2공구 공사가 당초 설계도에 명시된 통로박스와 기존 농로를 통해 진·출입이 가능하리라 예상돼 2년 전 착공에 결사반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초 설계에 명시된 통로박스는 협의 한 번 없이 우수관으로 교체돼 차량과 농기계 등의 진·출입이 어렵고 기존 농로는 폐쇄돼 농기계 등을 이끌고 먼 길을 돌아다녀야 한다며 농사일 등에 큰 불편이 초래됐다고 주장해 왔다.

이 밖에도 석화마을측은 당초 이 마을 구간에 높이 4m, 폭 5m, 길이 60여m의 통로박스 3개가 건설돼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2개만 건설되고 하나는 우수관로 공사로 바뀌었는데 그 이유가 뭔지와 해결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군산대학교 A 교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명칭을 국가철도공단'으로 바꾸고 지난 9월 10일 정식 출범했는데, 종전 국민의 안전을 팽개친 비리 발각 등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준 일들이 적지 않았다”고 회상하며 “여기에 각 지차체 주민들과 첨예한 갈등으로 인한 불협화음도 많은 편이라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군산시 인입철도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시의회 김경구 의원도 최근 ‘군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기간에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를 출석 요구해 민원해결을 촉구하고 대책마련을 논의하려 했으나 국가철도공단이 이를 외면하고 불참했다”고 질타한 바 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달 19일 산단 인입철도 등의 개통에 앞서 관계기관 인계인수 등 점검일정으로 공단 관계자는 (시의회에)참석하지 못했다. 시의회에 협조하는 차원으로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자와 시공사 담당자는 출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5일 1회 출석한 현장 관계자 참석은 인정하지 않고 호남본부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사전 계획된 일정으로 불참했다. 시의회가 요구하는 사항은 철도사업이 완료단계인 현 시점에서 이미 완료 또는 조치 중 사항이어서 군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출석을 계기로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될 것을 감안해 불참했다”고 답했다.

또한 “피해주민에 대한 보상대책 등 구체적 방안과 관련하여 옥산면 남대리 터널발파로 인한 가옥균열 등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및 전라북도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 공사로 인한 건물피해로 인정되지 않아 ‘보상근거 없음’으로 기각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 밖에 접수된 민원 총 46건의 경우 적극 수용해 29건은 반영했고, 11건은 부분반영해 검토·조치했으며 6건은 철도사업과 연관성이 없어 수용하지 않았다. 군산시 도시계획과와 지속적으로 협의 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지난 11월의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산단 인입철도 감리단장과 시공사 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러 사업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질의했으며 다수의 의원들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46건의 민원이 발생한 가운데 16건에 대해서는 미반영 됐거나 부분반영 되는 등 적극적인 해결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들은 산단 인입철도 공사가 진행되면서 침수 발생이 없었던 지역에서 배수불량으로 물이 빠지지 않아 침수가 발생하고 농경지 침수로 이어져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으며, 공사 중 발파로 인한 건축물 균열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미룡동 자동차전용도로와 인접한 공동주택단지들의 도로변 입주민들은 “그동안도 수많은 자동차의 굉음에 한여름에도 창문조차 열 수 없는 고통으로 시달려 조속히 터널형 방음벽 설치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산단 인입철도를 오가는 가차소음까지 더해져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상태”임을 호소하고 있다.

산단 인입철도 등의 건설은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한 기간시설 설치여서 반대할 수 없지만 이로 인한 관련 지역 주민들의 피해 호소도 결코 외면되어서는 안 되는 일임도 분명하다.

국가철도공단이 산단 인입철도 등과 관련해 주민들의 피해 호소와 지자체의 대책 마련 요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해소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다 하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는 게 지역의 불만 섞인 여론이어서 앞으로의 처리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