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장기화나 사업 무산으로 정신적·금전적 피해를 당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자영업을 하는 김모(43)씨는 최근 지곡동 은파교회 일대를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벌써 8년 전이다.

당시 군산시 지곡동 은파유원지 인근에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를 선보이며 국내 굴지의 대기업 S건설이 시공에 참여할 예정이고 부동산개발업체인 A개발이 업무 대행을 맡았다던 이 공동주택은 전용면적 85㎡의 724가구로 건립될 계획이었다.

또한 노총 소속 근로자 물량을 제외한 3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합원을 모집했으며 해당지역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와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 소유자가 입주 대상이었다. 분양가는 3.3㎡당 570만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20%가량 저렴하다는 게 당시 조합측 설명이었다.

8년이 지난 2020년 5월에도 그의 기억은 또렷했다.

김 씨는 2012년 3월 지곡동 323번지 일대에 가칭 ‘은파 지역주택조합’이란 타이틀로 조합원을 모집한다는 말에 서울에 위치한 A업무대행사를 통해 조합가입 신청서를 작성하고 신탁회사에 계약금 2500만원을 입금했다.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조합원 일부는 사기 등의 혐의로 조합을 형사고소하거나 부당이득 반환청구 등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현재까지도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알려왔다.

이에 대해 김씨는 "최근 은파교회를 중심으로 도내 한 업체가 아파트 개발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해당 지번이나 경계를 정확히 알 수 없어서 혼돈하기 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다시 은파호수공원 일대 아파트 개발 열풍으로 피해자들이 나올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며 "8년 전 해당 지역에서 피해를 본 서민들이 100명이 넘고 피해금액도 약 25~30억 원 정도 된다"고 귀뜸했다.

또 다른 피해자 강모(50)씨도 ”이 일대 공동주택단지에 대해 지구단위계획의 완결성 부족에 따른 대안 제시가 있어야 하는데 전문성이 많이 결여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백토로 주출입구의 가감 속 차로 도로개설 부분과 구역경계 미설정의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산 넘어 산“ 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은파교회 주변의 아파트 건축과 관련한 논란은 10여 년 동안 이어지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었다.

수십m 간격을 둔채 한쪽에서는 지역주택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한쪽에선 아파트 일반 분양을 한다고 지방 개발업체에서 발 벗고 나선 실정이다.

이 지역도 마찬가지로 토지수용 문제로 옥신각신 하다 결국 수포로 돌아가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해 지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지곡동 산 66번지 일원 공동주택 건설사업 계획이 또 다시 조건부 의결결정 되면서 이번에는 피해자 발생 없이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은파호수공원 일대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의 엄청난 난개발로 은파호수공원의 본래의 모습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으며, 시행사의 개발 실패 등으로 엄청난 후폭풍과 많은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한 전례가 있다.

이와 관련 군산의 한 부동산전문가 A씨는 ”8년 전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시민들은 조합을 탈퇴하고 싶어도 안 되거나 분담금을 냈는데도 사업이 추진이 제대로 안 되는 등의 피해를 보았다“며 ”지역주택조합은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분양하는 일반적인 공동 주택과는 달리 조합원을 모집하고 나서 조합원의 납부 분담금으로 공동주택 건축 관련 승인 절차와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사업 지연, 분담금 부담 가중 등의 피해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은파교회 인근에서 새로 아파트를 지으려는 곳은 토지수용이 이미 95%가 진행돼 아파트를 건설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조만간 시행업체로 부터 허가신청서를 받아야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업을 진행한 업체는 익산 소재 Y종합개발이 지곡동 산 66번지 일원에 총 663세대 아파트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며 시공사로는 대기업 일군 업체인 H건설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