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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문택규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부위원장)
말뫼시의 교훈을 통한 군산의 미래
◇말뫼의 눈물
스웨덴 남서부에 위치한 말뫼시는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세계최대 조선소인 코쿰스가 있던 세계적인 산업도시였다.
하지만 이후 한국과 일본의 조선소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하였고 1987년 조선소가 파산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사이 말뫼시 일자리의 25%가 사라졌고,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3만여 명이 실직했다.
당시 말뫼의 코쿰스 조선소에서 보유하던 높이 128m, 폭 164m의 크레인은 말뫼의 상징으로 건설 당시부터 코쿰스 조선소 폐업 이전까지 거의 매일 가동되어 약 75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데 사용되었으나 이후 2002년 코쿰스 조선소의 부지와 시설 장비를 모두 매각하는 와중에 현대중공업에서 해체 및 이전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1달러에 인수하여 해체 후 울산으로 가져왔다.
2002년 9월 25일 말뫼 시민들은 크레인의 마지막 부분이 해체되어 운송선에 실려 바다 멀리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없이 아쉬워하면서 눈물을 흘렸고, 스웨덴 국영방송은 그 장면을 장송곡과 함께 내보내면서 ‘말뫼의 눈물’이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처럼 쇠락하던 말뫼시가 오늘 날 ITㆍ바이오 중심의 첨단도시로 화려하게 부활하는 기적을 이뤄냄으로써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말뫼시의 대전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우리 군산시도 2017년과 2018년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대우 군산공장이 잇달아 가동 중단하면서 산업기반이 크게 악화 되었다.
군산 국가산업단지 생산은 2012년 10조3309억원에서 2019년 5조3108억원으로 49% 감소했다.
수출도 같은 기간 594억 달러에서 103억 달러로 83% 급락했다.
고용율도 2020년 상반기 53.0%, 하반기 55.4%, 2021년 상반기 55.4%로 전국 시 지역 평균보다 4~5% 정도 낮다.
다행히 최근 에디슨모터스㈜ 생산 공장이 가동되는 등 2019년 노ㆍ사ㆍ민ㆍ정이 체결한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만으로 지역 경제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말뫼시의 경우, 시 당국이나 시민들은 말뫼시가 제조업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를 원했지만, 코쿰스와 그 후 유치된 사브의 실패를 보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발전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변신을 꾀함으로써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말뫼시의 성공전략
말뫼시의 성공은 지도자의 혁신적이고 열린 리더십과 시민들의 협조에 기인한다. 1994년에 취임한 일마르 레팔루 시장은 주민, 기업인, 대학교수, 공무원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토론그룹을 만들어, 20년 뒤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논의토록 했다.
약 6개월에 걸친 끝장토론의 결론은 전통 제조업과 결별하고, 바이오ㆍ정보기술(IT)ㆍ재생에너지 산업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력과 기술을 위해 조선소 자리에 대학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98년 말뫼대학을 설립해 기술‧환경 등 교차응용학문에 집중했다.
대학 인근에 스타트업 육성 허브인 미디어에볼루션시티를 세우고 학생들이 스타트업을 마음껏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시민들은 빗물을 지하 저장고에 모아 조경수로 쓰고, 음식물 쓰레기를 바이오가스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등 쾌적한 환경 도시를 만드는데 솔선했다.
이런 민ㆍ관의 노력으로 2007년 유엔 환경계획(UNEP)에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고, 지금까지 스타트업을 통해 약 7만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의학‧바이오‧IT분야 주요기업들의 본사도 잇따라 이전하고 있다. 인구도 20여 년 전에 비해 40% 가량 증가한 34만 명에 달하며 그 절반 이상이 35세 이하이다.
◇군산을 희망찬 미래 도시로
말뫼시의 사례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교훈은 도시가 지향해야 할 비전을 정치인, 공무원뿐만이 아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고안해냈다는 것과 조선소가 문을 닫자 조선업 연명을 위해 썼던 재원을 바이오ㆍ정보기술(IT)ㆍ재생에너지 등 될성부른 新 산업에 집중 투자함으로 산업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군산시는 말뫼시 보다도 더 좋은 인적ㆍ물적ㆍ자연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
러한 조건들을 활용하고,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 친환경적인 산업과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이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하면서, 청정도시 군산, 살기 좋은 도시 군산, 가슴 벅찬 희망이 있는 도시 군산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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