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08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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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관리자
제 목   윤양준(전 호원대 겸임교수, 군산문화원 이사)
URL   http://
파 일   file0-2461634284875.jpg(61 Kb),  

 


특별기고 : 윤양준(전 호원대 겸임교수, 군산문화원 이사)




'한글날'에 즈음한 제언


 

기상천외(奇想天外)라는 말이 있지요. ‘기이한 생각이 하늘 바깥에까지 뻗친다’ 즉 ‘보통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생각이 기이하고 엉뚱하다’ 이런 뜻이요.    
                               
저는 매우 奇想天外한 주제를 통하여 여러분과 우리 사회에 한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우선 퀴즈 하나를 풀어 봐 주시겠습니까?  양희은 님의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노래를 들어보시고 이 노래의 특징 하나를 발견해 보실까요? 힌트는 ‘노랫말’에 있습니다.  

'꽃잎 끝에 달려있는/작은 이슬방울들/빗줄기 이들을 찾아와서/음 어디로 데려갈까/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비야 네가 알고 있나/무엇이 이 숲 속에서/음 이들을 데려갈까  
엄마 잃고 다리도 없는/가엾은 작은 새는/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면/음 어디로 가야할까/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 숲 속에서/음 이들을 데려갈까
모두가 사라진 숲에는/나무들만 남아있네/ 때가 되면 이들도 사라져/ 음 고요만이 남겠네/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비야 네가 알고 있나/무엇이 이 숲 속에서/음 이들을 데려갈까/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비야 네가 알고 있나/무엇이 이 숲 속에서/음 이들을 데려갈까' 

이 노래는 특징이 하나 있지요? 바로 제법 긴 노랫말이 아름다운 우리의 고유어- 즉 ‘토박이말’이라고도 하는 ‘순우리말’로만 돼 있다는 점입니다.

한자로 쓸 수 있는 말이 하나도 없는 아름다운 노래지요.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이 「섬 집 아기」 라는 동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토박이말로만 된 노래가 찾아보면 적지 않게 있으리라고 봅니다.

제가 한문을 전공하는 사람이지만, 한편으로는 지극한 한글애용론자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전혀 모순이 아니라고 봅니다.

한자로 써야만 의미가 쉽게 전달되는-예컨대 散布度(산포도 : 흩어져 퍼져 있는 정도)나 視界(시계 :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 와 같은 말일랑 한자어로 쓰고, 원래는 한자어이지만, 한자어인지 우리말인지 헷갈릴 정도로 우리말처럼 된-예컨대 짐작(斟酌)하다, 어색(語塞)하다, 창피(猖披)하다, 미련(未練)을 갖다, 어차피(於此彼)...와 같은 말은 물론, 한자어라 해도 굳이 한자로 쓰지 않아도 의미를 쉬 알 수 있는-예컨대 찬성(贊成)하다, 반대(反對)하다, 요리(料理)하다, 학교(學校), 안경(眼鏡)과 같은 말들은 우리말로 쓰자,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우리의 토박이말을 쓰자, 이것이 제가 주장하는 한글애용론이라는 말씀입니다.

10월 9일은 한글날이죠. 이번에 저는 ‘황당무계하다, 파격적이다, 엉뚱하다, 뜬금없다... 이런 꾸중과 비웃음을 살 만한 제언을 한 가지 하고자 합니다.

저의 이 작은 날갯짓이 큰 바람이 되고, 우리말과 우리글 역사에 커다란 변화로 승화되기를 소망하면서, 이 제언을 하는 것이니 부디 제 말씀을 끝까지 들어 주시면, 그리고 공감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이 제언의 주제는 한마디로 「한글로 표기할 수 있는 폭을 넓히자」 이것입니다.

우리는 영어나 중국어나 일본어 등 다른 나라 글자로는 표기할 수 없는 것을, 한글로는 표기할 수 있다고 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실은 표기하는 폭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생전에 제 어머니께서는 왜 라는 말을 우ㅐ 라고 발음하셨습니다. 나 좀 봐 를 나 좀 부ㅏ라고 하셨고, 얼마 안 돼 를 얼매 안 도ㅑ라고 하셨고, ‘돈을 꾸어 와라’라는 말을 전북지방 사투리로 ‘뀌어 와라’라고 하셨는데 이 ‘뀌어’를 한 음절로 해서 ‘꾸ㅕ 와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괭이 라는 농기구를 구ᅟᅢᆼ이 라고 하셨죠.

지금 우리는 /제도가 바뀌었다/ 를 /바꾸ᅟᅧᆻ다/, /나무가 휘었다/ 를 /후ᅟᅧᆻ다/, /잠깐 쉬어/ 를 /수ㅕ/, /빨리 뛰어/ 를 /뚜ㅕ/,  /얼른 튀어/ 를 /투ㅕ/ 라고 줄여서 표기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글에 /우ㅐ/부ㅏ/도ㅑ/구ᅟᅢᆼ이/꾸ㅕ/후ㅕ/수ㅕ/뚜ㅕ/투ㅕ/ 라는 글자는 없지만, 우리의 언어생활에서는 쓰이고 있는 것이 실상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이런 점이 의아했습니다.

흔히 우리 한글은 의성어 의태어를 포함한 모든 소리를 표기할 수 있다, 이런 말을 하는데, 실은 한글로 표기 못하는 말들이 아주 많다, 이런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언젠가 공지영작가의 작품에서 /뷁/ 이라는 글자를 본 적이 있습니다. 요즘 카카오톡 대화에서 우리 맞춤법에 없는 /쵁오/쵝오/ 이런 말을 자주 쓰는데요, 이렇게 쓸 수 있어야 우리가 한글의 우수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저는 보는 것입니다.

수많은 예 중에 일부를 들어 보겠습니다. PC자판으로 치면 표기가 안 되는 글자들 위주로 두서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왝 하고 구역질이 나다/ 를 /우ᅟᅢᆨ/으로, /쿼터/ 를 /코ㅓ터/ 로, /없어/를 /읎어/로, /부아가 나다/ 를 일부 지방에서는 /부애가 나다/ 라고 하는데 이것을 한 음절로 /부ㅐ가 나다/ 라고도 표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황     꿩     꽝     쾌     원    꽈리    미뤄    꾀어서  는 있는데   후ᅟᅡᆼ     꼬ᅟᅥᆼ     꾸ᅟᅡᆼ     쿠ㅐ     오ᅟᅥᆫ     꾸ㅏ리     미로ㅓ     꼬ㅕ서/꼬ㅑ서  는 없습니다.

이외에도 예를 들자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들을 개발하고 장려해서, 거의 무한정 표기할 수 있는 우리글의 우수성을 적극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말을 배우는 어린이나, 외국인이나, 입이 아프거나 해서 발음을 조금 이상하게 하는 우리나라 사람이, 좀 이상하게 발음하는 것을 글자로 옮긴다거나 그것을 흉내 내서 연기를 해야 하는 경우도 가정해 보십시다.

충분히 이런 발음들을 표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대본에 표기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의 제언이 음성학적으로, 언어학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모순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제언이 받아들여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한글 활용의 영역이 넓어지지 않겠는가, 그에 따라 다방면에서 우리의 사고의 폭도 넓어지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어찌 이 훌륭한 한글의 사용 폭을 제한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늘 있었기에 이런 제언을 하게 된 것인데요, 저는 왜 학계에서 이런 제안이 나오지 않는지 의아합니다.

표현하지 못할 말이 없다고 강조하는 한글이면서, 쓸 수 없는 글자가 많은 상황, 쓴다고 해도 비공식적으로나 쓸 수 있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 해 전에 저는 국어학, 국문학을 전공한 교수 두어 분께 이런 저의 의견을 교수들 이름으로 공론화해줄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저 같은 무지렁이가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보다 해당 분야를 전공한 교수들이 물꼬를 트면 사회적인 공론화가 쉬 이뤄지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는데,당연히 그분들도 뜬구름 같은 의견 정도로 듣는 듯했습니다.

저는 이 제안이 뜬금없는 것이라고 인정은 하면서도 그저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서로 토론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현실화까지 해야 옳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비자』의 「설림편」에 ‘치원어합중즉여돈동(置猿於柙中則與豚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동물 중에 가장 영리하다는) 원숭이를 우리 안에 가둬두면 돼지처럼 된다’ 이런 말이지요.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인 한글을 우리 안에 가둬 둘 일이 아니잖은가?”라는 말로 들리지 않습니까?         
  
저는 뜬금없어 보이는 이 제언이, 획기적인 제안으로 평가 받기를 소망합니다. 세종대왕께서 기뻐하실 제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한글의 표현력을 넓히는, 활용도를 넓히는 논의가 시작되는 단초(端初)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 단초를 우리 군산의 대표적 언론사인 군산뉴스와 우리 군산시민이 열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아울러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이나, 김주영작가의 『화척(禾尺)』 같은 작품을 보면 맛깔스런 우리의 옛말, 토박이말이 많이 나오지요. 우리말사전을 찾아보면서 읽어야 할 만큼 옛날 말이 참으로 구성지게 쓰이고 있지요.

그리고 조정래작가의 『아리랑』 같은 작품에 쓰인 (전라도)사투리가 친근감을 주지 않습니까?

이처럼 우리의 토박이말이나 사투리도 무형문화재처럼 보존되기를, 그리고 더 많이 활용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끝으로 양희은님의 「들길 따라서」라는 곡도 들어주시겠습니까?

역시 노랫말이 온통 토박이말로만 된 감미로운 노래지요.

'들길 따라서 나 홀로 걷고 싶어/작은 가슴에 고운 꿈 새기며/나는 한 마리 파랑새 되어/저 푸른 하늘로 날아가고파/사랑한 것은 너의 그림자/지금은 사라진 사랑의 그림자/물결 따라서 나 홀로 가고 싶어/작은 가슴에 고운 꿈 안으며/나는 한 조각 작은 배되어/저 넓은 바다로 노 저어 가고파/사랑한 것은 너의 그림자/지금은 사라진 사랑의 그림자/들길 따라서 나 홀로 걷고 싶어/작은 가슴에 고운 꿈 새기며/나는 한 마리 파랑새 되어/저 푸른 하늘로 날아가고파/사랑한 것은 너의 그림자/ 지금은 사라진 사랑의 그림자/사랑한 것은 너의 그림자/지금은 사라진 사랑의 그림자.'

 

 

2021-10-15 17:01:15에 등록된 글입니다.[From : 121.154.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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