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07일 (토요일)
초록일기김영철
오랜 친구들 스쳐갔던 자리
우수수 떨어진 잡초처럼 고적하다
고양이는 제집인 냥 허리를 세우고
바랜 벽 사이로
텃새가 날아다녔다
밧줄에 메여 불구의 몸이 된 쟁기
시간에 그을린
상처투성이다
해 아래 미소는 따뜻한데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그리움을 만날지
언젠가 없어질 자리
봄 아지랑이 아득히 깔리는 날
마음을 누이는
초록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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